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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별 맞춤 화장품으로 주름을 예방할 수 있다면?
Im AR, Ji KY, Nam J, Yoon J, Cha S, Seo YK, Chae S, Kim JY. Wrinkle reduction using a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based topical herbal cream in So-eum subjects: A split-face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Integr Med Res. 2022 Mar;11(1):100752. doi: 10.1016/j.imr.2021.100752.
무작위배정, 두 그룹,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연구 (단, 각 연구 대상자의 얼굴을 좌, 우로 구분하여 시험 제품과 위약 제품을 도포하는 부위를 그룹별로 다르게 적용)
소음인 한약재로 만든 ZACC 크림 사용이 건강한 30-65세 소음인 성인의 주름 형성에 미치는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30-65세의 건강하고 육안상 주름이 있는 성인 남녀
생강 (Zingiber officinale Roscoe), 창출 (Atractylodes chinensis (Bunge) Koidz), 울금 (Curcuma longa L.,), 계피 (Cinnamomum cassia (L.) J.Presl)의 4종 한약재가 1:6:3:1의 비율로 포함된 추출물 1%와 기타 부형제를 섞어 만든 ZACC 크림을 눈 주위 피부에 하루 2회, 12주간 도포 (무작위배정 결과에 따른 모든 연구 대상자는 얼굴 좌-우 중 한쪽에 ZACC, 다른 쪽에 위약 크림 사용)
ZACC 제조 시 사용된 부형제만을 이용해 만든 위약 크림을 눈 주위 피부에 하루 2회, 12주간 도포 (무작위배정 결과에 따른 모든 연구 대상자는 얼굴 좌-우 중 한쪽에 ZACC, 다른 쪽에 위약 크림 사용)

· 일차 평가변수: 0주, 4주, 8주, 12주 차에 Skin Visiometer SV600로 모사된 피부 사진으로부터 측정한 피부 주름 평가 (피부 거칠기, 최대 거칠기, 평균 거칠기, 매끄러움 깊이, 산술 평균 거칠기)

· 이차 평가변수: 주름 육안 평가, 대상자 설문 평가 (효과성, 편리성)

· 안전성 평가변수: 이상 반응 발생 조사

(1) 피부 거칠기, 매끄러움 깊이 2종은 12주 차 측정값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유의한 차이가 발견됨.

(2) 주름 육안 평가 결과의 경우, 시험군과 대조군 간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음.

(3) 효과성에 관한 대상자 설문 평가의 경우, 대상자 가운데 71~90%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지만 그룹 간 차이가 발견되지 않음.

(4) 편리성에 관한 대상자 설문 평가의 경우, 62~81%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지만 그룹 간 차이가 발견되지 않음. 

(5)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음.

ZACC 크림은 소음인의 주름 형성을 예방하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음.
1. 본 연구는 사상체질 중 소음인으로 진단된 성인의 주름 형성 예방을 위해 4종의 한약재를 사용하여 제조된 한방 크림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특히, 소음인 전용 약재로 분류되어 다빈도로 처방되고 있는 4종의 한약재를 사용함으로써 사상체질의학의 방법론을 화장품 제조에 응용하고자 한 아이디어가 흥미롭다. 저자는 이미 태음인과 소양인에 관한 유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1, 2], 해당 연구에서 사용한 한방 크림 역시 각 체질별 전용 약재를 사용하고 있다.
2. 본 연구는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피부의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행되었다 [3]. 식약처는 기능성 화장품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유효성 평가 실시 및 심사를 위해 본 가이드라인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 따라서 주름 개선을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을 허가받고자 하는 자는 본 가이드라인에 따라 효력시험 자료와 인체 적용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본 연구는 해당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인체 적용시험의 방법, 즉, 대상자 선정 제외 기준, 대상자 수, 도포 부위 및 방법, 유효성 평가 방법 등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먹는 약, 바르는 약을 막론하고 일반적인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사례를 고려할 때, 21명의 대상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임상시험 결과는 ‘탐색적’ 연구 결과로 간주되기 마련이다. 사전에 정해진 제1종 오류 발생 확률 하에서 검정력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수의 대상자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법상 본 연구가 ‘임상시험’이 아닌 ‘인체 적용시험’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즉, ‘인체 적용시험’이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특정 기능을 가진 제품의 효과를 보고자 하는 임상연구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앞서 언급한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이 최소 2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인체 적용시험을 하라고 명시한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 의약품 임상시험의 잣대를 함부로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피부 주름 형성에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혼동 요인 (confounding factor)가 제대로 통제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성별, 나이는 물론이고 수면 습관, 흡연 여부, 음주 여부 및 기타 화장품 사용 여부 등이다. 물론 연구 대상자 얼굴의 좌, 우를 나누어 시험 제품과 위약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룹 간 비교에 필요한 혼동 요인의 통제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주름 형성을 포함한 피부 노화의 주요한 위험 인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4] 다양한 나이대를 함께 포함하여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이 결과 도출 및 해석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성별 역시 주름 형성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5]. 본 연구는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모두 선정 기준에 포함하였으나, 실제 등록된 대상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저자 역시 이 점을 본 연구의 한계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대상자 구성의 남녀 성비 편향 역시 좌-우 얼굴 무작위배정 방식에 따라 일정 정도 해소될 수는 있지만, 애초 선정 기준에서 성별을 하나로 한정하거나 분석 방법에서 성별에 따른 부집단 분석을 시도하는 등 성별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해 볼 만하다. 셋째, 위약 제품의 문제이다. 본 연구는 한약재 4종으로 만든 가루가 1% 포함된 시험 제품과 그렇지 않은 위약 제품을 사용하였다. 즉, 시험 제품과 위약 제품의 대부분은 일반적인 안면 크림을 만들 때 사용하는 성분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포함된 성분 중 글리세린 등이 보습제 성분으로 자주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6] 위약 제품의 효과가 없었다고 보장할 수 없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서도 유효 성분이 없는 위약 제품을 사용하여 인체 적용시험을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보습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적절한 가짜 크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신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