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내일이 없는 날이 온다면

질병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사람이 병을 앓는 일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즉 병이 산이다. 오르고 내려오는 길이 어렵지 않은 동네 뒷산은 가벼운 병이다. 깊고 어렵고 위태로운 병은 오르기 힘든 높고 험한 산이다. 질병이 산이라면 의사는 가이드이다. 어려운 산에
by 이강재 2023-06-01

파주 DMZ 여행과 장단콩 정식

통제구역 안쪽,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더 이상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파주시 장단면의 통일촌마을이 첫 번째 목적지였다. DMZ 서부전선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인 여행으로는 한국인 마음대로 방문할 수 없는 곳이다. 오로지 마을주민만이
by 정태겸 2023-05-12

안성 팜랜드와 돈가스 쌈

안성팜랜드는 이미 너무 유명한 관광지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면서 직접 농장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가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안성팜랜드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서독과 한국 간의 교류부터
by 정태겸 2023-05-10

#04. 대전대, 고려대학원 이야기

1984년 1월 말 육군 소위로 전역하고서 한 달이 지난 3월부터 대전대 한의학과에서 1기인 본과 1학년 학생들에게 주당 2시간의 <의학영어>를 강의하였다. 영어가 나의 첫 대학 강단을 열었다. 한 학년 40명 정원에 그중 대여섯 명은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by 최승훈 2023-05-04

#04. 백아도, 작지만 알찬 섬

백아도, 흰 상어의 이빨과 같다고 하여 불리는 섬의 이름입니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에 위치한 백아도는 인천 연안 부두에서 출발하여 덕적도행 배를 거쳐 백아도행 배로 갈아타야 갈 수 있습니다. 작은 섬으로 주민 수도 매우 적으며 그만큼 자연이 잘 보존되어
by 박재량 2023-05-03

#37. 8체질의학에서 면역

8체질의학의 치료는 면역치료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8체질 임상의가 ‘면역치료’라는 말을 사용할 때 개념이 저마다 다른 듯하다. 그렇다면 창시자는 이 용어를 어떻게 규정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권도원(權度杬, 1921~2022) 선생은
by 이강재 2023-05-02

청주 무심천 튤립공원과 메밀국수

4월은 꽃의 시간이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면 벚꽃이 만발하고 비로소 온갖 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찾아다녀야 하는 꽃의 종류를 가려내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튤립도 이 시기에 피어난다. 한때 네덜란드를 부유하게 했고, 또 유럽 전체의
by 정태겸 2023-04-19

대전 도솔생태숲과 소고기김치비빔

서대전여고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았다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그 안쪽에 있다. 충주 박씨 재실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곳이 출발점이다. 이 건물은 대종중의 중심지이자 도동서당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장소다. 무생물인 건축물이지만 그곳을 이용하던
by 정태겸 2023-04-17

#03. 대학원, 석사 장교 이야기

대학 학부를 졸업하면서 경희대학원 석사과정 시험에서 전체 수석으로 합격하였다. 2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았고, 또 문 교수님의 배려로 전임 조교로 발령도 받았다. 대학 졸업 첫해인 1981년은 그야말로 쾌조의 스타트였고, 그러한 성취에 탄력을 받아 6년 넘는
by 최승훈 2023-04-07

#03. 연평도 항해 일지

인천 병원선은 주로 덕적도와 자월도를 격주로 방문합니다. 이 외에도 한 분기에 두 번 정도 연평도를 방문하여 진료를 보기도 하는데 평소 인천항에서 1~2시간 정도 거리인 덕적도나 자월도와 달리 연평도는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한번 방문하기가 쉽지
by 박재량 2023-04-05

#36. 진실은 그저 진실이다

사람이 행하는 모든 일에는 그 바탕에 믿음이 있다. 이 믿음이 사람을, 위대한 것을 이루도록 이끌고 또한 사람을 추악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치란 항상 상대적이니 무엇이 좋은 믿음이고 또 나쁜 믿음인지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by 이강재 2023-04-03

목포 보리마당과 유달콩물

요즘 목포에서 가장 핫한 곳이라고 했다. 목포에 사는 지인은 꼭 들렀다가 가라며 보리마당을 추천했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찾아보니 목포항에서 멀지 않다. 시간을 내어 잠시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인 위치다. 평일 오전의 목포를 슬슬 가로질러 보리마당을
by 정태겸 2023-03-27

#13. 사족 (부제: 뱀에게는 다리를 만드는 유전자가 잠금 되어있을 뿐이므로 잠금 해제하는 작은 돌연변이로 다리가 생길 수 있어)

전쟁에서 필요 이상의 공을 세우려는 소양(昭陽)에게 책사 진진(陳軫)이 그러면 도움도 안 되고 괜히 목숨만 위험해진다고 말리며 사족의 비유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국책(戰國策)에 나온다. “뱀을 빨리 그린 사람이 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하는 내기에서 제일
by 김나희 2023-03-23

#02. 병원선 온라인 투어

병원선에 승선하신 여러분을 가장 먼저 공보의 방으로 초대하겠습니다. 배에 올라타자마자 가파른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조그마한 방이 나옵니다. 이 작은방에는 170cm 후반 성인 남성 키 기준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딱 맞는 길이의 이층 침대가 있습니다
by 박재량 2023-03-17

삼척 추암해변과 돌솥밥 정식

오랜만에 길을 나섰다. 방향은 동해안이다. 지도를 놓고 고심하다 삼척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지난해에 보지 못한 풍경을 보고자 했다. 차에 시동을 걸고 내려가는 길은 그저 그랬다. 살짝 찌푸린 하늘. 서운하리만큼 날씨는 좋지 못했다. 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by 정태겸 2023-03-14

#02. 대학 이야기 (2)

본과 1학년에는 본초학, 해부학 등 절대 학습 시간이 필요한 주요 암기 과목들이 포진해 있다. ALA 중앙회장으로서 그런 학습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기가 당연히 버거웠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 중앙도서관으로 향할 때 나는 광화문의 중앙회 사무실로
by 최승훈 2023-03-13

#01. 대학 이야기 (1)

1975년, 한의대 입학 시절은 반정부 데모가 일상이었다. 벚꽃 만발한 교정에서 투석전에 참가했었다. 바로 앞에서 터진 최루탄으로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던 기억도 아련하게 남아 있다. 학교 수업은 휴강을 반복했다.
by 최승훈 2023-03-13

#35. 허식의 이파리

1980년 가을, 내가 다닌 계성고등학교 도서관의 서가에서 책을 하나 집어 들었다.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현암사에서 펴낸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이다. 이어령(李御寧) 선생의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이어령을 처음 알았고 청년기 이어령의 삶
by 이강재 2023-03-03

2023 계묘년(癸卯年) 봄철이 매우 위험하다

운기학에서 계묘년은 2023년 1월 20일 대한(大寒)부터 시작되고, 3월 20일 춘분(春分)에 우리가 흔히 봄이라고 하는 계절이 온다. 운기학에서는 한 해가 여섯 가지의 특징으로 구분된다 하여 6기로 나누는데 대한부터 춘분 전날까지의 2개월이 제1기이고 2023년
by 안문생 2023-02-20

영양 두들마을과 1600년대 반가음식

겨울의 한옥을 좋아한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활엽수와 스산한 날씨에도 여전히 푸른 기운을 간직한 침엽수를 곁에 뒀다면 더 좋겠다. 겨울의 한옥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있다. 경북의 오지 영양의 두들마을은 겨울의 한옥이 주는 감성을 느끼기에
by 정태겸 202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