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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한약은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은 타당한 질문인가?



글의 전개상 명확한 구분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편의상 ‘양방’, ‘한방’, ‘양약’, ‘한약’, ‘양의학’, ‘한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구분하겠습니다.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고 부작용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희귀병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Stevens-Johnson syndrome)’에 걸렸다는 보도를 간혹 접하게 됩니다. 이런 보도를 본다고 해도, 사람들은 ‘양약’ 전체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양약이 간에 위험한가요?”라는 질문을 하면 전문가들은 어떤 질환에 처방하는지,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연령, 성별, 동반 질환이나 중증도 등 어떤 특성이 있는지, 투여하고자 하는 약물 자체의 간독성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용량을 투여하는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아주 ‘상식적인’ 대답을 합니다. 또한 개체특이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약인성 간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약물치료의 위험과 이득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약의 경우는 어떨까요?


한약으로 인한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한약 전체가 간에 안 좋다는 이미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약의 간 손상에 대한 접근은 위의 양약 사례와 마찬가지로 어떤 질환에서, 어떤 특성 (연령, 성별, 중증도, 동반 질환 등)을 가진 환자에게 ‘어떤 약재들을 조합하여, 얼마나 투약하였을 때 안전한가? 위험 대비 이득이 높은가?’에 기반하여 판단합니다. 즉 이런 사전 정보에 기초한 확률적, 합리적 질문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한약의 간 손상에 대해서는 한약 전체가 간에 위험하다는 식으로 매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본 기고문에서는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의 특성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한약인성 간 손상과 관련하여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전 정보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알려진 위험한 한약재나 처방 등에 대해서 소개하고, 일반 인구집단에서의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연구 및 간암, 간염 등 고위험군에서의 한약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서 소개하여 한약의 간 손상 위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2. 약인성 간 손상 (DILI)과 한약인성 간 손상 (HILI)의 특성 및 진단 기준


먼저 약인성 간 손상 (DILI, Drug Induced Liver Injury)과 한약인성 간 손상 (HILI, Herbal medicine Induced Liver Injury)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과 진단 기준에 대해서 간략히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약인성 간 손상의 진단과 분류


먼저 약인성 간 손상으로 진단하려면 혈액검사상 기준은 ALT (Alanine transaminase) 수치가 정상 상한치보다 5배 이상 상승하거나, ALP (Alkaline phosphatase)가 정상 상한치보다 2배 이상 상승한 경우에 의심되는 약물과의 인과성을 평가하게 됩니다 [1]. 그 외에도 ALT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상승하고 동시에 bilirubin이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상승한 경우를 추가적 기준으로 제시하는 등 [2] 약인성 간 손상에 대해 연구한 논문들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연구에서 어떤 기준을 약인성 간 손상의 기준으로 사용하였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인성 간 손상은 임상적 양상에 따라 간세포성 (Hepatocelluar)과 담즙울체성 (Cholestasis)으로 나뉩니다. R-value라는 수치를 이용하는데 (ALT 수치/ALT 정상 상한치) / (ALP 수치/ALP 정상 상한치)로 계산을 해서 R>5이면 간세포성 간 손상을 의미하고, R<2이면 담즙울체성 간 손상이며 그 사이는 혼합형으로 봅니다 [3].


약인성 간 손상은 또한 메커니즘에 따라 예측이 어려운 개체특이적 (Idiosyncratic) 간 손상과 비교적 예측이 가능한 내인성 (Intrinsic) 간 손상으로 나뉩니다. 개체특이적 간 손상과 내인성 간 손상의 특징을 표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4].

Mechanism of Injury
Experimental
Reproducibility
(실험 재현성)
Dose related
(용량 반응성)
Human Incidence
Latency period
(잠복기)
Intrinsic (내인성)
Hepatotoxicity
Yes Yes High Usually short (days)
Idiosyncratic (개체특이적)
Hepatotoxicity
Lacking Usually No Low Few days ~ months


한약의 경우에는 개체특이적 간 손상이 DILI에 비해서 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개체특이적 간 손상의 경우에는 실험 재현성이 떨어지고, 용량 의존적이지 않으며, 잠복기가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개체특이적 간 손상은 다시 Hypersensitivity (과민감성)과 Metabolic (대사성)으로 나뉩니다 [4].

Basis for Injury
Latency period
(잠복기)
Dose related
(용량 반응)
Skin rashes, Fever, LNE
(동반 증상)
Rechallenge
Hypersensitivity 1-6 weeks No Yes No
Metabolic 1-52 weeks, variable Yes No Yes

*LNE: 림프절 비대 (Lymph node enlargement)


Hypersensitivity 타입의 경우에는 잠복기가 metabolic 타입에 비해서 좀 더 짧고, 용량과 관련이 없으며, 재투여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발진, 발열, 림프절 비대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약인성 간 손상의 진단 Gold standard는 전문가의 합의에 의해 인과성을 정하게 되어 있고 [3], 재투여에 의해서 간 손상을 다시 유발하지 않는 한 모든 진단은 추정 (suspected) 진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약인성 간 손상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평가 도구가 개발되었으며 그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RUCAM (Roussel Uclaf Causality Assessment Method) 도구입니다 [6].


RUCAM은 2015년도에 업데이트되었으며 DILI뿐만 아니라 HILI에서도 별도의 기준을 사용하지 않고 RUCAM 도구를 사용하여 평가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1]. 일부에서는 한약의 경우에 modified-RUCAM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평가한 연구들도 있지만, 이는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며, update된 RUCAM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modified RUCAM의 사용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7]. RUCAM 기준에서 9점 이상이면 의심되는 약물로 인한 것이 아주 가능성이 높으며 (highly probable), 6-8점이면 가능성 높음 (probable), 3-5점이면 가능성 있음 (possible), 1-2점이면 가능성 희박 (unlikely), 0점 이하면 해당 약물은 진단 배제합니다 [1].


지금까지 간략하게 DILI와 HILI의 분류 및 진단 기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약인성 간 손상은 약인성 간 손상과는 다른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약인성 간 손상은 약인성 간 손상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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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2016년까지 20여 년간 DILI와 HILI에 대한 문헌들의 리뷰를 통해 DILI와 HILI의 특성에 대해 비교한 연구가 2018년에 출판된 바 있습니다 [5]. 약인성 간 손상의 10만 명당 유병률은 영국 2.4명에서부터 스페인 34.2명으로 다양했습니다. 약인성 간 손상 전체 사례 중에서 HILI의 비율은 적게는 일본 3.8%에서부터 한국 43.1%까지 다양했습니다. 국가별 한약 복용에 대한 문화적 특성이나, 연구 디자인, 간 손상과 한약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편차가 심했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전체 약인성 간 손상 사례가 65례 밖에 되지 않는 한계가 있어 추정치의 정확성은 떨어집니다.


HILI는 DILI에 비교하여 몇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HILI는 전체 약인성 간 손상에서 양약보다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습니다. 또한, 내인성보다는 개체특이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적인 간 질환자보다는 DILI, HILI의 예후가 더 좋았으며 HILI의 진행은 DILI에 비해 비교적 느린 편이었습니다. 또한 HILI가 DILI에 비해서 여성의 비율이 더 높고, 간세포성 (Hepatocellular) 비율이 더 높았으며, ALP 수치가 더 낮고, 발생률도 더 낮았습니다. 인과성 추정에서 DILI는 highly probable 60.3%, probable 38.4%인데 비해서 HILI는 highly probable 16.6%, probable 75.6%로 한약의 경우는 인과성 추정의 강도가 DILI에 비해서 더 낮은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는 한약은 보통 양약과 병용하며, 탕약의 경우에는 처방 구성이 알려져 있지 않아 인과성 평가가 어려워 RUCAM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간독성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아 인과성 추정 강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DILI는 개인의 genetic risk factor가 가장 중요한 데 비해, HILI는 한약의 품질 이슈 (독성 약재의 혼입, 곰팡이, 중금속, 살충제, 포장 시 충진재 등)나 부적절한 한의학적 치료, 양약과의 상호작용 등도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5,8]. 일부 연구에서는 중국에서 한약이 약인성 간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보고들도 있는데, 이런 연구들은 보통 양약은 기전별로 구분하고, 한약은 전체를 하나로 보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9]. 일반적으로 HILI는 DILI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양약인성 간 손상보다 낮습니다 [8].



3. 이미 알려져 있는 (예측 가능한) 간 손상 고위험 한약재 및 처방


한약의 경우에는 개체특이적 간 손상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위험성이 알려져 있는 약재나 처방을 주의한다면 내인성 HILI 발생을 좀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미 위험성이 알려진 한약재


2016년도에 중국에서 잠재적 간독성을 가지고 있는 한약재에 대해 보고한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0].


- Pyrrolizidine alkaloids (PA): 자원, 활나물, 국삼칠, 마테차, 천리광, 관동화 

- Diterpinoid: 뇌공등, 황약자

- Triterpinoid: 천련자, 시호

- Anthroquinone: 하수오, 대황

- 휘발성 오일: 오수유, 애엽, 박하, 세신

- 중금속 및 독성 단백 성분: 주사, 웅황, 비상, 자석+창이자, 피마자, 오공, 어담


특히 Pyrrolizidine alkaloids (PA)의 경우에는 국화과, 지치과, 콩과, 난초과 등의 전 세계 수백 종 약용식물에 분포합니다. 다만 PA를 포함한 식물 중에 국내에서 한약재로 많이 활용하는 식물은 많지 않습니다. PA는 간독성, 폐독성, 유전독성, 신경독성이 있고 용량 의존적으로 예측 가능한 독성을 보입니다. PA로 간독성이 유발되면, 간의 sinusoid endothelial cell을 손상시켜 hepatic sinusoidal obstruction syndrome (PSOS)를 유발하여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폐색이 발생합니다.


다음과 같은 약재들도 내인성 간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합니다 [5].


- 하수오: anthraquinones and 2,3,5,4’-tetrahydroxy trans-stilbene-2-O-b-glucoside for polygonum multiflorum Thumb

- 애엽: volatile oils for artemisia argyi

- 피마자: toxic proteins (ricin) for ricinus communis

- 창이자: glycosides (kaurene) and diterpenoids for xanthium

- 상산: alkaloids (dichroine) for dichora febrifuga lour

- 합환피: glycosides (saponine) for albizia julibrissin

- 황약자: glycosides (steroids, diosgenin) and diterpenoids-lactones for discorea bulbifera L

- 고련피: glycosides (tetranortriterpenoids) for melia azedarach

- 뇌공등: glycosides (tripteryqium) and diterpenoid-lactones for tripterygium wilfordii hook F

- 상륙: alkaloids (phytolaccine) for phytolacca acinosa Roxb

- 상사자: toxic proteins (abrin) for abrus precatorius


사실, 이런 약재들 이외에도 간독성을 일으킨다고 실험연구에서 보고된 한약재는 더 많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황금을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HILI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뒤에 소개할 임상연구들에서도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약재나 처방을 추가로 소개하겠습니다. 하지만, 실험연구에서는 임상에서 쓰이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험연구만을 기반으로 해당 약재가 임상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HILI를 일으키는 약재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


이번에는 실제 약인성 간 손상을 일으킨 한약재 및 처방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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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손창규 교수 연구팀은 국내의 약인성 간 손상을 보고한 한약과 처방에 대한 31개 논문에 대한 리뷰를 발표했습니다 [11]. 97개 사례 (여성 49례)에서 복합 처방은 10건, 나머지 87건은 단일 약재였습니다. 간세포형 간 손상이 62례로 많았습니다. 3명이 사망 (하수오, 백선, 꾸지뽕)하고, 1명의 경우에는 (하수오) 간 이식을 받았습니다. 단일 약재의 경우 하수오가 39건, 백선이 36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외 느릅나무 3건, 칡 2건, 보골지, 산삼약침, 알로에, 꾸지뽕, 토복령, 비단풀, 산괴불주머니 각 1건이었습니다. 복합 탕제의 경우에는 방풍통성산, 가미육군자탕, 황련가미방, 부자초오가미방, 열다한소탕, 청심연자탕, 백선가감방, 육미지황원, 가미오적산, 독활지황탕 등의 처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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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역시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손창규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한약의 약인성 간 손상과 관련된 연구들 (전향연구 9건, 후향연구 22건) 총 7,511건의 DILI 및 HILI 사례를 분석하였습니다 [12]. 이 연구에서 전체 약인성 간 손상 사례 중 양약이 원인인 것이 60.7%, 한약이 원인인 사례가 25.0%, 병용 투여가 원인인 경우가 7.7%였습니다. 10건 이상 보고된 한약재를 보면, 하수오 (108건), 보골지 (41건), 현호색 (36건), 대황 (24건), 뇌공등 (18건), 결명 (18건), 오두부자 (13건), 개곽향 (10건), 중국가짜인삼 (10건) 등의 순으로 많았습니다. 사망/간 이식 사례 326례 중에서 양약이 원인인 경우는 74.9%, 한약이 원인인 경우는 19.6%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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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2014년 사이에 중국 북경 302 Military Hospital에 입원했던 96,857명의 환자 중에서 간 손상이 발생한 1,985명 (2.05%)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코호트 연구도 출판된 바 있습니다 [8]. 한약이 원인인 경우가 563명 (28.4%), 양약이 원인인 경우가 870명 (43.8%), 한약/양약의 병용 투여가 원인인 경우가 552명 (27.8%)였습니다. 흔하게 보고된 원인 약물은 (적)하수오 (Polygonum multiflorum; n=66), 보골지 (Psoralea corylifolia; n=39), 현호색 (Corydalis yanhusuo; n=36), 대황 (Rheum officinale; n=24), 결명자 (Cassia obtusifolia; n=18), 부자 (Aconitum carmichaeli; n=13) 등이 있었습니다. 가장 흔한 약인성 간 손상 원인 약물인 하수오의 경우에는 단독 투여 15건, 병용 투여 51건이었으며, 그중에서 11명은 만성 약인성 간 손상으로 진행되었고, 4명은 급성 간부전이 생기고, 2명은 사망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하수오 (Cynanchi Wilfordii Radix) 파문과는 다른 종입니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봤을 때 약인성 간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이 한약은 아니지만, 예측 가능한 간독성을 유발하는 한약재나 처방이 실제로 존재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약에 대해서 100%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일부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약인성 간 손상을 유발하는 약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간 손상 위험성이 높은 한약재나 처방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한의사에 의해 투여 용량과 기간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임상/역학연구: 일반 인구집단에 대한 연구


지금부터는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임상/역학연구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고위험군에 앞서 우선 일반 인구집단에 대한 국내외 연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외국에서는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졌을까요?


전체 DILI 중에서 HILI의 비율은 1.3~73%로 국가별, 연구 별로 다양합니다. 예전부터 한약 사용이 많은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는 좀 더 높고, 같은 국가 안에서도 천연물 제제 사용이 늘어날수록 시간에 따라 증가합니다. 미국의 Drug-Induced Liver Injury Network (DILIN)에서는 전체 DILI 중 HILI의 비율이 2004년 7%에서 2013년 20%로 증가합니다. 또한 SPANISH 레지스트리에서도 1994년 2%에서 2016년 6%로 증가합니다. 약물로 인한 급성 약인성 간 손상은 연간 백만 명당 1.61명이며 HILI 비율은 18% 정도로 보고되었습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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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중국에서는 한약인성 간 손상에 관한 625개의 관련 문헌을 리뷰한 논문이 출판되었습니다. 전체 연구에서 321례의 사례가 확인되었고 간 이식을 한 경우는 7명 (2.18%), 사망은 15명 (4.67%)이었으며 전체 DILI 중 HILI의 비율은 25.7%로 매년 점차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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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Gastroenterology에는 중국 본토 308개 병원 25,927명의 DILI 확정 환자에 대한 후향적 차트 리뷰 논문이 게재됩니다. 중국에서는 100,000명당 DILI 발생이 23.8명으로 서구의 발생보다는 높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한약 (TCM, Traditional Chinese Medicine)과 Herbal dietary supplement가 전체 DILI 원인 중에서 26.8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결핵약으로 인한 DILI가 21.99%, 항암제나 면역조절제가 8.34%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양약은 개별 약물 Class 별로 집계하고 한약은 전체를 뭉뚱그려 하나로 집계하였습니다 [9]. 결과를 검토해보면 55% 이상이 양약 단일 혹은 양약 간의 병용 요법으로 인한 DILI이기 때문에 HILI보다는 양약으로 인한 DILI가 이 연구에서도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천 개 이상의 중성약과 수많은 탕전 한약을 하나의 Class 약물로 분류하였고 이는 연구자들의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항생제와 항결핵제를 나눠서 보고하거나, 간 손상 검사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1/3 이상에서 복용 약물이 명확하지 않았음에도 후향 분석을 통해 95% 이상을 인과성을 probable로 진단한 것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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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2015년 사이에 독일의 한 병원 (TCM Hospital Bad Kötzting)에 입원 중인 선행 간 질환이 없고 한약을 복용한 21,47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Cohort 논문이 2017년에 출판되었습니다. 퇴원 시에 ALT만 follow up 하였고, 844명 (3.93%)의 환자에서 5배 이내의 ALT 상승이, 전체의 0.12%인 26명에게서만 5배 이상의 ALT 상승이 보고되었습니다. RUCAM 평가상 probable 8/26, possible 16/26, excluded 2/26로 판정되었습니다. 12명의 환자에게서는 1개 이상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났으며 복통 (6), 설사 (6), 오심 (4), 구토 (3), 경련 (3) 등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의심되는 약재로는 황금 (20), 시호 (19), 감초 (9), 백강잠 (7), 천련자 (5), 마황 (4)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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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1994년~2016년 SPANISH DILI Registry에 보고된 한약과 Dietary supplement로 인한 간 손상에 대한 분석 논문이 출판되었습니다. 총 856건의 DILI 사례 중에서 32건 (3.7%)이 한약으로 인한 것으로 분류되었습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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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1979년~1999년 사이에 도야마의학약학대학의 한방의학부 (Kampo Medicine Department)에 입원한 2,496명 환자에 대한 후향적 차트 리뷰를 통해 약인성 간 손상은 30명 (1.2%)뿐이었음을 보고하였습니다 [18]. 일본간학회 참석 대상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도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 비율은 62건 (7.1%) 정도로 조사되었습니다 [19]. 2019년에는 2003년~2018년 사이의 일본 후생노동성에 보고된 부작용 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방약 (Kampo)의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었습니다. 전체 4,232건 중에서 간 손상이 1,193건이었고 폐 손상 (1,177건), 위 알도스테론증 (889건), 장간막 경화 (223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간 손상 및 폐 손상과 관련하여 70%는 황금 (Scutellariae Radix)를 함유한 처방 때문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가장 이상반응이 많았던 한약은 작약감초탕, 방풍통성산, 시령탕, 억간산, 황련해독탕이었습니다 [20].


국내의 연구 결과들은 어떨까요? 


한국에서 한약인성 간 손상 이슈에 있어 2004년도 국립독성연구원의 ‘독성 간 손상의 진단 및 보고체계 구축을 위한 다기관 공동연구 보고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한약으로 인한 독성 간 손상이 33.6%로 가장 높은 원인으로 보고되면서 논쟁이 되었는데, 이 연구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역별로 인구대비 불균형한 보고와 해당 연구기간 동안 대학병원 7곳 4,693병상에서 양약으로 인한 독성 간염 사례가 4건만 발생하였고, 단 4개월간 겨우 55례의 독성 간염 사례만으로 일반화하여 reporting bias 가능성이 있으며, 결정적으로 RUCAM이 아닌 modified-RUCAM을 적용하여 한약인성 간 손상을 평가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21].


2012년에는 양의학계에서 국내 17개 대학병원의 약인성 간 손상을 전향적으로 수집하여 371건의 DILI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인 102건 (27.5%)이 한의사 처방으로 인한 한약이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역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22,23]. 이렇듯, 한약인성 간 손상은 2천 년대 이후 꾸준히 논란이 되었고, 이후 한의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한약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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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에서 2006년~2010년 사이에 14일 이상 입원하여 한약과 양약을 동시에 복용한 환자에 대한 후향적 차트 리뷰를 수행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CIOMS Laboratory 기준을 이용하여 간 손상을 판정했고 RUCAM 척도를 사용하여 3점 이상인 경우에만 HILI로 판정했습니다. 892명의 입원 환자 중에 34명은 이미 입원 당시에 간 손상 소견을 보였고, 입원 시 간 손상이 없던 858명 중에서 14명이 간 손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그중 10명은 퇴원 시 정상 수치, 4명은 퇴원 시 간 손상이 보인 상태로 퇴원했습니다. 14명 중에서 실제 CIOMS 약인성 간 손상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는 5명뿐이었고, 한약/양약 병용 투여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 비율은 0.56%였습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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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자생한방병원에서 근골격계 질환 한약 복용 환자에 대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출판하였습니다. 2005년~2013년 사이에 자생한방병원 7개 병원에서 혈액검사 결과가 있는 입원 환자 6,894명 대상으로 입원 시 이상이 있었던 354명 중 9명은 입원 후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입원 시 정상이던 4,769명 중에서 27명 (0.6%)가 퇴원 시 간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연구 결과 나이가 어리거나, 입원 시 간 수치가 높거나, HBsAg(+)인 경우에 퇴원 시 상승 위험도가 높았지만, 양약 사용과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정상 간기능 환자에게서 약인성 간 손상의 발생 위험은 매우 낮고 한약 복용 전에 간기능 이상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악화시키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5].


하지만, 이 논문이 발표되고 나서 연구방법론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고, 자생한방병원에서는 2019년에 이를 보강한 재반론 논문을 출판합니다 [26]. 문제로 지적되었던 선정/제외 기준 및 DILI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 전체 환자 수는 4,578명으로 감소하고 DILI 환자는 0명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부작용과 관련된 Hanley’s simple formula (일어나지 않은 부작용의 maximum risk는 3/n)를 따르면, 약인성 간 손상 확률의 최대치는 3/4,578=0.066%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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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주도하여 국내 10개 대학병원에서 1,00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관찰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일반 인구집단 대상의 HILI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약이 일반 인구집단에서 위험하다고 말하려면, 이를 뒤엎는 관찰 연구 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2주 이상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14일마다 검사를 간기능 검사를 반복하였고, CIOMS Liver injury 판정 기준을 사용하여 RUCAM에서 3점 이상인 경우에 한약인성 간 손상으로 판정했습니다. 한약 단독 복용 377명, 한양방 병용 투여 624명이었으며, 6명의 약인성 간 손상 환자가 발생하여 발생률은 0.60% (95% 신뢰구간 0.12-1.08) 이었습니다. 또 약물 투약 종료 후 전부 자연적으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약인성 간 손상에 대한 전향적 관찰연구로는 가장 최신의, 대규모 연구로 입원환자의 경우 외래보다 간기능 검사 수치 이상이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외래 환자의 경우에는 더 HILI 발생률이 낮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7]. 본 연구의 후속 연구로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4개 한방병원에서 총 400명을 모집하여 한약인성 간 손상의 조기 검출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간기능 검사 수치가 상승한 채로 한방병의원에 내원하면 한약 복용을 금지해야 할까요?


위의 자생한방병원 연구에서도 이미 간기능 검사 수치가 올라가 있는 환자에 대해서 한약을 투여했을 때 대부분 수치가 상승하지 않았지만, 2016년에 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도 간기능 수치가 올라가도 무조건 한약 복용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에 입원 시 간기능 검사 수치가 상승한 상태에서 한약/양약을 복용한 환자 138명에 대한 후향적 차트 리뷰 결과, 한약/양약 병용 투여에도 불구하고 검사 결과 수치는 감소하였고, 투여 기간에 따른 차이도 없었습니다 [28].


이런 연구 결과들을 봤을 때, 일반 인구집단에서는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 발생 비율이 1% 안쪽이며, 간기능 검사 수치가 올라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한약 복용을 중지시킬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5. 한약인성 간 손상 고위험군에 대한 임상/역학연구: 간 질환자에 대한 한약 투여 연구


앞서, 일반 인구집단에서 한약인성 간 손상 발생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임상/역학연구들을 통해 알아봤고 일반 인구집단에서의 안전성 문제는 어느 정도 데이터가 확보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간염, 간경화, 간암 등의 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예전부터 한의약을 이용해 간 질환을 치료해 왔지만, 최근에는 한약의 간에 관련한 안전성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간 질환 환자들은 한약 복용을 꺼리는 편입니다. 과연 한약은 간 질환자들에게는 안 좋기만 한 것일까요?


하지만 대만, 중국에서는 간염, 간경화, 간암 환자들에게 활발히 한약을 쓰고 있고, 임상적 경과도 좋은 편입니다. 간 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한약인성 간 손상의 고위험군인 환자들에 대한 한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B형 간염 환자들은 한약을 먹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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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대만 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을 통해, B형 간염 치료제인 라미부딘을 복용하는 사람 중 한약 복용자 및 비복용자군 각 1,037명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추적했습니다. 추적 기간 동안 한약을 복용하는 군의 사망률이 비복용군보다 더 낮았으며 위험비 (Hazard Ratio, HR)는 한약 복용군에서 0.45로 더 낮았습니다. 특히 한약 복용 기간이 길수록 사망 위험도가 더 낮았는데 240일 이하 복용군은 HR이 0.51 (95% 신뢰구간 0.27, 0.98)인 반면에 240일 이상 복용군은 0.39 (95% 신뢰구간 0.20-0.80)로 사망 위험도가 더 낮아졌습니다. 특히 가미소요산 복용군은 일반 한약군보다 사망 위험도가 더 낮았습니다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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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B형 간염 환자들의 한약 복용 시 간 질환과 관련된 예후가 어떠한지에 대한 논문도 발표되었습니다. 2000년~2013년 사이에 대만 건보공단 자료에서 새로 B형 간염을 진단받은 사람 17,723명 중에서 B형 간염 급성 악화군 및 유지군 각 1,306명을 추려서 Case-control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한약을 복용한 사람들에서 간염이 악화되는 오즈비 (Odds ratio, OR)는 0.2 (95% 신뢰구간 0.13, 0.31)로 비복용군에 비해 낮았고, 간경화가 발생하는 오즈비도 한약 복용군에서 0.29 (95% 신뢰구간 0.18, 0.49)로 비복용군에 비해 한약을 복용한 B형 간염 환자의 예후가 더 좋았습니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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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B형 간염 환자가 Aristolochic acid를 함유한 한약에 노출되면 용량-반응적으로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약재는 B형 간염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31].


C형 간염 환자들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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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대만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2000년~2010년 사이에 C형 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72,439명 중에 한약 복용군과 비복용군 각 829명을 추적하였더니 사망은 한약 복용군이 18명, 비복용군이 89명으로 한약 복용군의 HR이 0.12 (95% 신뢰구간 0.06, 0.26)로 낮았고 간경화의 발생도 4명 vs. 14명으로 한약 복용군의 HR이 0.29 (95% 신뢰구간 0.09, 0.88)로 낮았습니다 [32].


간암 환자들의 경우에는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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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대만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연구 결과가 발표됩니다. 2000년~2009년에 발생한 간암 환자 127,237명을 대상으로 한약 사용군 30,992명과 비사용군 96,245명의 사망률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한약 복용군의 HR이 0.65 (95% 신뢰구간 0.64, 0.66)로 한약을 복용한 간암 환자의 사망률이 낮았습니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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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중국 Beijing Ditan Hospital에서 2008년~2017년 간암 환자 3,483명을 대상으로 5년 이상 경과를 관찰하고 90일 이상 한약 복용군과, 복용하지 않거나 90일 미만 복용군 각 526명에 대해서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대만의 연구들은 보험에서 정해진 약 200여 가지의 처방만을 사용 가능한 데 비해서 중국의 연구들은 좀 더 다양한 개인별 맞춤 처방의 효과를 반영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표준 치료 방법, 병기, 변증 등에 관계없이 한약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좀 더 살펴보면 생존 중앙값 (median survival)이 한약 복용군은 37개월이고 비복용군은 9.23개월로 한약 복용군이 더 길게 생존했습니다. 또 연차별 생존율의 경우도 1년 생존율 (77.0% vs. 44.9%), 3년 생존율 (39.5% vs. 17.7%), 5년 생존율 (26.4% vs. 10.1%)로 한약 복용군의 생존율이 더 높았습니다. 한약 복용간이 길수록 생존율도 높아졌습니다 [34].


이러한 결과들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간 질환 환자들이 한약을 먹으면 간기능이 악화되어 위험하다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들입니다. 현재까지의 임상연구 결과들을 보면, 한의사에 의해 적절한 처방과 간기능 검사 수치의 모니터링이 이뤄진다면, 간 질환자들에게 한약을 복용시키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병용 투여를 하는 것이 예후를 호전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 마치는 글: 한약인성 간 손상과 관련된 연구가 나아갈 방향


글을 들어가며 “‘한약은 안전한가’라는 질문은 타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를 통해, 일부의 주장과는 다르게, 한약인성 간 손상이 DILI의 가장 큰 원인은 아니며 한약의 사용이 활발한 동아시아 지역에서조차 HILI는 전체 DILI의 대략 30% 내외를 차지하지만, 점차 서구에서도 HILI의 비율이 높아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알려진 고위험 한약재나 처방으로 인한 용량 의존적이고 예측 가능한 간 손상뿐만 아니라 개체특이적 간 손상이 분명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일반 인구집단에서 전향적 연구 결과 한의사 처방에 의한 한약인성 간 손상의 비율은 대략 1% 내외로 비교적 안전하며, 간기능 검사 수치가 약간 상승해 있거나 간 질환자라고 해서 적절히 모니터링한다면, 한약 처방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들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실제 임상의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일반 인구집단의 일반적인 한약 복용으로 인한 안전성에 발목이 잡히면 안 되고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자원을 투입하여 연구할 분야는 임상의의 관점에서는 고위험 질환군, 고위험 약재 및 처방에 대한 임상/역학연구를 수행하고 한약과 한약, 양약, 건강기능식품 등과의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가장 필요합니다. 또한 한약인성 간 손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연구가 제안되고 있습니다 [35]. 문헌과 기존에 이미 구축된 Database를 이용하여 multi-component, multi-target 개념의 네트워크 파마콜로지를 이용한 부작용 예측에 관한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36]. 한약인성 간 손상의 바이오마커도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은데, 한약에서 한약인성 간 손상을 조기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한약재 자체의 전처리와 Quality control을 향상시키고, 잘못된 약재의 혼입으로 인한 HILI의 발생을 줄여나갈 방법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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