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침 연구의 첫 경험

태어나 처음 이국땅에 발을 디디며 시작한 나의 학문 여정, 대학원 석사 시절의 연구 활동은 그저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연구실에 출근하게 된 이래 한참 동안을 묵묵히 지켜보았지만, 학교 안내 책자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원숭이 침 진통 연구 프로젝트’는
by 이혜정 2022-02-16

#06. 인물 분석

수다맨 강성범과 달인 김병만은 다른 방식으로 웃긴다. 강성범은 입, 김병만은 몸이 무기다. 찐빵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고(故) 최희준과 언니 로커 김경호는 음역대가 다른 가수이다. 방송인 이성미와 박미선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강호동이 이윤석처럼 되거나
by 이강재 2022-02-15

#03. 귀신 들린 임신의 정체는 정자만으로 이루어진 수태?

상상해 보자. 당신은 임신테스터도 초음파도 없던 시대에 살고 있다. 당신의 월경이 끊기고 입덧이 시작되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는 손꼽아 기다리던 임신이라고 생각하고 기뻐한다. 배가 하도 빠르게 커져서 쌍둥이일 거라는 말도 듣는다.
by 김나희 2022-02-14

진도 관매도 해송숲과 톳짜장면

관매도는 진도의 관할 아래 독거도, 청승도, 신의도, 죽항도, 개의도, 슬도와 함께 독거군도를 이루는 섬. 물이 빠지면 이웃하고 있는 각흘도, 항도, 방에섬 같은 작은 섬과도 연결된다. 관매도는 오래전 선비 조 씨가 귀양 가던 중에 백사장을 따라 무성하게 핀 매화를
by 정태겸 2022-02-11

#05. 체질침관

체질침을 시술하는 모양은 특이하다. 우선 침을 몸에 찔러두지 않는다. 8체질 의사는 도구를 들고 환자의 팔과 다리에서 위와 아래로 방향을 바꾸면서 마치 봄날 논에 모내기하는 모양으로 부지런히 양손을 움직이는데, 침을 놓는다고 하면서 침은 보이지도 않고 대신
by 이강재 2022-02-09

제주 남원 동백마을숲과 고사리육개장

오래된 숲은 분명히 그 숲만의 분위기가 있다. 크건 작건 중요치 않다. 제주의 남동쪽, 남원읍 신흥리의 300년 된 동백마을숲도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바닷가 마을에는 방풍림을 조성해 놓은 경우가 많다. 잠시 들렀다 가는 여행자야 바닷바람이 얼마나 세찬 존재인지
by 정태겸 2022-02-08

#02. 해외 유학길, 처음 맞이한 바깥세상

아! 나의 중국어가 통했다. 대만 타이베이 중정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이미 예약한 숙소를 가기 위해 택시 기사분에게 처음 시도해 본 것이었는데 그 신기함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서울 YMCA 중국어 학원에서 제법 우수 학생이란 평을 듣기는 했어도
by 이혜정 2022-02-07

1월 송구영신, 묵은 차를 보내며 햇차를 기다리는 시간

해가 지나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묵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일들이 많을 겁니다. 살 때만 해도 호기롭게 종류별로 다 사놓았던 차나, 선물 받은 채로 쌓여 있기만 한 차 혹은 너무 오래되어 맛을 버린 게 아닌가 싶은 차도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by 제준태 2022-01-19

제주 선흘 곶자왈과 보말칼국수

곶자왈은 제주의 속살을 감춰둔 용암숲이다. 여행 중에 ‘곶자왈’이라는 명칭을 접한 이도 있을 테고, 아예 처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제주 방언인 곶자왈은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곶’은 산 아래 숲이 우거진 곳,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진 곳을
by 정태겸 2022-01-13

#04. 체질을 어떻게 찾아내요?

전동 베드 위에 환자분을 눕히고 체질맥진에 열중하고 있는데, 환자분이 누운 채로 “맥이 잘 안 잡히죠?” 하고 말하면 정말 그 순간 맥이 확 풀린다. 나는 그분의 맥(脈)에서 체질의 정보를 찾아내야 하고 그래서 집중해서 맥을 잡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상황이 무슨 문제냐?’고 내 반응에 의아한 느낌이 드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by 이강재 2022-01-13

#02. 맹인 점쟁이는 심안(心眼)을 가졌을까?

아차산의 지명은 ‘아차!’라는 탄식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어차피 정사가 아니라 야사라 원본이 따로 없음으로 내가 들은 버전을 소개해 본다. 조선시대의 맹인 점쟁이 홍계관에게 요절할 운명의 아이의 어머니가 찾아와서 제발 아이를 살려달라고 빌었다.
by 김나희 2022-01-07

#03. 어느 별에서 왔죠?

동무 이제마(1837~1900) 공의 사상인론(四象人論)에서 태소음양인(太少陰陽人)의 이름은, BC 3세기경에 성립한 것으로 추정하는 중국의 고대 한의학서인 <영추(靈樞)>의 「통천편(通天篇)」에 있는 오태인론(五態人論)에서 왔다.
by 이강재 2022-01-03

with Corona, with Meditation

2020년부터 2년간 한국명상학회 회장을 지내면서 누군가로부터 “온라인 학회장”이라는 별칭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2년간의 학회 활동을 하면서 대면으로 학술대회나 수련회를 진행한 적이 없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했으니 별칭이 아니 정창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by 김종우 2021-12-30

평창 칠족령 숲길과 송어회

평창에서 정선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과거 오지 중 오지였던 곳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칠족령 숲길을 넘어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다녀야 했다. 그 길이 이제는 호젓한 트레킹 코스가 되어 있다. 평창의 미탄면을 지나 15분 정도 국도 곁으로 난 길을 따라 더 들어갔다.
by 정태겸 2021-12-22

#01. 전설 속 명의의 비밀은 4색각?! (부제: 뻥은 맞지만 구라는 아니야~!)

전설적인 명의들은 대체로 미병(未病)을 알아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진월인(秦越人)은 제 환후의 무증상 단계의 질병을 알아보았고, 순우의(淳于意)는 피부의 오색으로 질병을 진단하였다고 한다. 편작(扁鵲)은 자신의 큰형은 환자의 병이 나타나기도 전에
by 김나희 2021-12-21

#01. 대롱 속 세상 너머

1972년 어느 날, 미국 닉슨 대통령의 방중 뉴스와 함께 방영된 생생한 침 마취 외과수술 장면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신선한 충격을 느꼈던 한 여고생은 결국 평소 품어왔던 의료인의 꿈을 한의대 입학으로 구체화시켰다. 마취용 약물주입이 아닌
by 이혜정 2021-12-17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과 공이막국수

한동안 평창을 내리 다녔다. 두 달 정도, 주말마다 일을 핑계로 평창을 찾았는데 월정사 전나무숲이 문득 궁금해졌다.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해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강원도의 여행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간다는 오대산의 대표 명소. 무엇보다 월정사까지
by 정태겸 2021-12-17

#02. 매운 고통

나는 사람이 오랜 시간 거꾸로 매달렸을 때 느낄 수 있는 고통이 신(辛)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즉 신(辛)이라는 글자의 출발은 괴로움이라는 것이다.
by 이강재 2021-12-16

12월, 홍차에 우유를 더한 밀크티

추운 계절엔 따스한 음료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중 하나가 우유가 듬뿍 들어간 밀크티입니다. 물론 따뜻한 카페라테, 코코아를 듬뿍 넣은 핫초코 같은 음료들도 같은 친구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운 겨울 소파에 앉아 무릎 위에 담요를 한 장 얹은 채 마시는
by 제준태 2021-12-15

남원 동편제마을과 버크셔K 샤퀴테리

남원은 재주꾼이다. 볼 것, 먹을 것, 심지어 들을 것까지, 즐길 요소가 은근히 많다. 알려지지 않아 잘 모를 뿐, 한 번 다녀오면 꽤 재미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고장이다. 동편제는 송흥록이라는 소리꾼에게서 시작한다. 조선 후기 순조와 헌종 대의 명창이다.
by 정태겸 202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