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한의약의 ‘공유’를 꿈꾸며

첫 기고문이었던 '꿈을 좇아, 뉴욕으로' 편에서 언급했듯이, 2018년 겨울,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뉴욕으로 향할 때는 한의약의 세계화에 일조해 보고 싶다는 아주 막연한 꿈을 안고 비행기에 올라탔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뉴욕에 도착해서는 4,000불에 육박하는 월세에 한번 놀라고, 한국의 세 배에 달하는 전화, 전기, 인터넷 고지서에 두세 번 놀라면서, 꿈이고 뭐고, 생계형 워킹맘이 되어 닥치는 대로 일했던 것 같습니다.
by 이승민 2022-06-20

대만에서의 산후조리

대만에서 산후조리는 坐月子(쭈오위에즈)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달은 푹 쉬라는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이 작은 섬에서 또 북부와 남부에 차이가 있어, 북부보다는 남부가 더 오래 산후조리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디든 최소 3주는 산후조리를 하는 것 같고 남부는 길게는 석 달까지도 산후조리원에 머무는 경우를 보았답니다.
by 전소연 2022-06-13

科學中藥, 대만의 보험 한약

대만과 한국 양국의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한의학 활용 패턴을 분석한 한 논문에 의하면 2011년 자료 기준, 한의원 혹은 중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이 받은 치료 중 보험 한약의 활용도는 한국에서는 5.2%에 불과하였지만 대만은 61.2%에 달했습니다 [1].
by 전소연 2022-03-22

한약 분쟁에 이은 침술 분쟁, 미국에서는?

한약 분쟁은 천연물 신약 사태와 같이 새로운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긴 하지만, 과거에는 한약 분쟁이 주요 안건이었다면 21세기 들어와서는 침술 분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통증의 치료 효과와 기전에 대한 근거가 축적되면서, IMS 혹은 dry needling 형태로 의사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까지 침을 놓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by 이승민 2022-03-04

해외에서 양질의 한국 한의학 교육을 듣고 싶을 때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에 있는 한의사들에게는 한국 한의학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더 많이 열렸습니다. 처음에는 디지털 방식의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고, 오프라인의 현장감이
by 이승민 2022-02-10

미국 생활에 대한 워킹맘과 워킹대디의 뜨거운 온도 차

제가 모든 워킹맘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 경험했던 많은 일들은 저와 같은 워킹맘, 여자 한의사에게 적용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예전 칼럼에서도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미국에서 진료할 때 가장 크게 느꼈던 장점 두 개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정성과 여자 한의사로서 느꼈던 색다른 자유입니다.
by 이승민 2022-01-07

미국에서도 약침을 사용할 수 있을까?

우선 약침은 한국에서 ‘pharmacopuncture’라는 단어로 많이 사용하지만, 검색해 보니 미국에서는 point injection therapy, biopuncture, aquapuncture, point puncture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만약 해당 주에서 약침을 허용하고 있는지 검색하고 싶으면
by 이승민 2021-10-18

미국에서 정의하는 한의사의 역할 및 합법적인 의료 행위 범위

미국에 가기 전, 현지 한의사분에게 한의사의 의료 행위 범위에 대해 문의한 결과, “애매하기도 하고 괜히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것 했다가 더 골치 아플 수 있으니 우선 침 하나만이라도 확실하게 공부하고 오라”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by 이승민 2021-10-13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못하는 것: 한국에 왜 돌아왔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주변 분들께 제 근황을 전하면 보통 제일 궁금해하는 것이 한국에 돌아온 이유입니다. 친한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도 하지만, 조심스러운 분들은 직접적으로 물어보지는 못하고 돌려 알아보는 경우도 많은데요.
by 이승민 2021-09-01

Stuff white people (don’t) like 백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들

2021년 6월 19일에 진행되었던 대한여한의사회 진로 멘토링 자리에서 미국 진출의 현실에 대해 여한의사 후배들을 위해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나름 이런저런 내용으로 준비했지만 20분이라는 짧은 시간과 온라인 강의라는 한계 때문에 원하는 만큼 풀어내고 오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요.
by 이승민 2021-08-03

뉴욕 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다른 많은 분과 마찬가지로 저희 가족에게도 2020년부터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연일 최악의 수치를 찍는 코로나로 인한 불안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일하면서 아이 둘 키우느라 발생하는 육아 전쟁, 그리고 남편의 대학원 졸업과 함께 또다시 온 가족이
by 이승민 2021-06-25

침 치료가 아파요! 컴플레인 대처법

침구과 전문의가 되고자 침구과에 지원했을 때, 침을 제일 잘 놓는 사람이 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침을 제일 안 아프게 놓는 사람은 되어보자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시절에는 이를 더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신경생리학 교수님께
by 이승민 2021-05-20

지하철을 대만어로 뭐라고 하나요?

대만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모 포털의 한 카페. 그곳에는 현재 대만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예전에 대만 생활을 했거나 혹은 가까운 미래에 대만행을 꿈꾸는 한국인들, 한국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대만인 등 다양한 회원들이 카페를 드나들며 많은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by 전소연 2021-05-06

뉴욕에서 첫 왕진 경험

뉴욕에서도 한의사의 왕진은 가능하고, 이를 ‘house call (하우스콜)’ 혹은 ‘home visit (홈비짓)’ 이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왕진에 대해 막연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국인 친구에게 들어보니, 맨해튼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고 연로하신 분들이
by 이승민 2021-04-27

대만 국립성공대 의과대학의 중의학 캠프

대만에는 13개의 의과대학이 있습니다. 중의학과가 함께 있는 네 개의 대학을 제외하고도 의과대학만 있는 아홉 개의 학교 중 여섯 곳에는 부설병원에 모두 “中醫科(중의과)”가 존재합니다.
by 전소연 2021-04-22

대만 국립성공대학의 방역 이야기 #TaiwanCanHelp

2020년 1월 21일 첫 번째 Covid-19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21년 3월 31일 현재 대만의 누적 확진 케이스는 1,030건입니다. 그마저도 그중 대다수인 914건의 케이스는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경우이고 국내 발생은 77건뿐입니다.
by 전소연 2021-04-05

인종차별에 대해서만큼은 예민하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스파 세 군데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때문에 미국이 떠들썩합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 내의 아시아 커뮤니티가 특히 떠들썩합니다. 총격으로 사망한 8명 중 6명이 아시아 계통이었고, 그중 4명은 한국계였다는
by 이승민 2021-03-24

Someday or one day

저는 어딘가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그곳의 일반적인 관광지 이외에도 꼭 들리기 좋아하는 장소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 지역에서 비교적 큰 대학교, 그중에서도 특히 그 학교의 도서관을 들러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by 전소연 2021-03-16

想見你, 보고 싶어, 보고 싶어

2019년 12월 말경, 시어머니로부터 처음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를 들었습니다. 중국의 우한이라는 지역에 정체 모를 질병이 돌고 있다고, 조심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죠. 그때만 해도 그 작은 바이러스 하나로 전 세계인들의 삶이 이렇게 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건만.
by 전소연 2021-03-03

한국을 떠난 한의사의 자아 찾기

해외로 자주 발령이 나셨던 아버지 덕분에 다양한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좋은 점도 당연히 많았지만, 외부 변화에 민감한 나이에 계속 전학을 다니다 보니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고 그 혼란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by 이승민 2021-02-23